PEOPLE | 애니메이션 음악가 노먼 로저
애니메이션의 마지막을 완성하다
단편 애니메이션 작곡, 사운드 디자이너를 도맡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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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영화 예술 과학 아카데미 상을 수상한 노먼 로저(Normand Roger)의 공개 인터뷰가 열렸다. 그는 프레드릭백과 무대 위에서 백의 오스카 수상작 <크랙(Crac)> (1981)과 <나무를 심은 남자(The Man Who Planted Trees)>(1987)를 포함해, 함께 작업한 프로젝트 6 편에 대한 대담을 펼쳤다. 이 날 저녁에는 노먼 로저가 작업했던 4편의 오스카 수상작 단편 애니메이션 <크랙>, <에브리 차일드(Every Child)> (유진 페도렌코, 1979), <아버지와 딸(Father and Daughter)> (마이클 듀독 드 비트, 2000), <노인과 바다(Old Man and the Sea)> (알렉산드르 페트로프, 1999)도 함께 상영됐다. 노먼은 지금까지 코 회드만의 오스카 수상작 <모래성(The Sand Castle)>(1972) 외 오스카 후보작만 무려 7편이나 작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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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데미가 주최하고 마이클 지아치노(<라따뚜이>로 오리지널 작곡 부문 오스카 후보에 올랐다)가 사회를 맡은 무대 인터뷰 행사에는 호주의 저널리스트이자 애니메이션 제작자인 테리 덴트리도 참여했다. 그녀는 "노먼은 관중을 완전히 사로잡았다. 지아치노의 질문들에 남달랐던 어린 시절 이야기로 시작해서 애니메이션 작곡가라는 길로 접어들게 된 사연을 풀어냈다. 작곡 만큼이나 폴리 음향 효과의 디자인도 많이 한다는 고백을 했을 때, 필름 작업을 하면서 음향까지 총지휘하는 그에 대해 지아치노가 부러워하자 당신은 대규모 오케스트라와 작업하지 않냐며 오히려 부러워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렇듯 두 사람이 풀어가는 이야기는 대단히 재미있었다. 노먼과 프레드릭 둘 다 네 작품의 상영이 끝난 후 기립 박수를 받았다."고 현장의 분위기를 전했다.
아카데미 상을 수상한 소감은?
정말 대단한 영광이 아닐 수 없다. 영화 산업의 전문성에 있어 최고 수준을 담보하는 곳이 아닌가. 내가 평소 작업하던 장르와 아카데미가 관심을 쏟는 분야가 상당히 다른데도 내 작품에 대해 보여준 따뜻한 호기심은 감동적이었다. 진정 어린 환대와 명예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기회였다. 사람들은 자신과는 굉장히 다른 스타일로 작업하는 사람들을 배척하는 경우가 많다. 내가 이름을 알린 작품들은 상업 작품도 대규모 프로젝트도 아닌, 실험적인 소규모 프로젝트들이다. 그런데도 따뜻하게 맞아주니 정말 기뻤다. 또 오랫동안 만나지 못했던 애니메이터들도 여기서 만날 수 있었다.
새로운 감독과 작업할 때는 처음 만나서 무슨 얘길 하는가?
종종 이 작업에는 감독, 작품, 그리고 작곡가가 있다는 말을 한다. 내 영감의 많은 부분이 작품에서 나오기 때문에 작품은 아주 중요한 부분이다. 감독 역시 음악에 대한 자신만의 취향이 있겠지만, 작품을 통해 이를 드러내려 해도 실제 쓰인 음악과 사운드는 그의 의도와는 다를 수 있다. 나는 작품에 집중하여 거기에서 나오는 결과를 즐긴다. 작품 속에서 음악은 감독의 취향이나 목표를 드러내 주는 도구가 아니라 따로 정해진 역할이 있다. 나는 감독을 만족시키기 위한 음악 앨범을 만들지는 않는다.때로는 음악을 넣을 부분이 아예 없을 때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작품을 분석하고 어떻게 완벽을 기할지를 연구하는 게 중요하다. 대사와 내레이션이 시작점이다. 이런 요소들은 이미 작품의 컨셉에 들어 있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감독은 대사와 내레이션을 단순한 텍스트 정보로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내게 있어서는 사운드트랙의 가장 중요한 뼈대가 된다. 그 외의 사운드 요소들은 내레이션이 있다면 그걸 위주로 짜여져야 한다. 이것만으로도 작품이 완벽하게 느껴진다면 아무것도 더 넣지 않아야 맞는데, 그런 경우는 사실 거의 없다.
모든 작품이 다 다르기 때문에 특별한 원칙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진 않다. 작품 속에서 폭발 등의 특정한 음향 효과가 들어가야 하는 뚜렷한 액션이 있는 경우, 이런 것은 필수적이므로 먼저 고려한다. 이런 분명히 정해진 사운드들을 넣어 가면서 나머지도 구체적으로 결정된다. 이런 요소들을 위주로 작업한다.
음악을 처음 구상하기 전에는 작품 속 어디에 음악이 들어갈지, 음악 시퀀스의 길이는 어느 정도일지, 여기 음악이 들어가야 하는 이유는 뭔지를 알아야 한다. 음악은 관객들을 위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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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칼 코헨ㆍ번역/ 고은혜
자세한 내용은 애니메이툰 75호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PEOPLE | 오타와 본선 진출 '홀릭데이' 감독들
소녀들의 열정에 중독 되다, ‘홀릭데이’
바쁜 삶에 중독 된 현대인 ‘엘리베이터’에 비유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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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들은 고3이다. 수다스럽고 유쾌하지만 입시의 압박감이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는 청소년기의 마지막을 보내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행운의 편지가 날아들었다. 그들의 작품 <홀릭데이(Holicday)>의 오타와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 본선 진출 소식이다. 고등학교 시절 마지막 방학이나 다름없는 고2 겨울방학을 반납하고, 졸고 있는 서로를 꼬집어 깨우면서 한 밤샘 작업의 결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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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예랑, 고은별, 이지영, 류지강. ‘2008오타와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Ottawa 08 International Animation Festival)’ 학생 경쟁 부문에 본인들의 작품 <홀릭데이>를 올린 한국애니메이션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이다. <홀릭데이>는 현대인들이 바쁜 삶에 중독된 채 자아를 상실해가는 과정을 표현한 작품으로 서울산업통상진흥원 서울애니메이션센터의 출품지원을 받았다.
고3과 감독
그들을 키운 건 8할이 애니메이션이다. 누구에게나 만화를 보고 자란 어린 시절이 있듯이 이들에게도 가슴 속 깊이 박힌 작품이 있었고, 꼭 저런 작품을 만들어야겠다는 열망을 키우며 자랐다. 공교롭게도 감독들 모두는 미국 애니메이션의 영향을 받았다. 그도 그럴 것이 한창 애니메이션을 보고 자랄 당시 픽사, 드림웍스 등은 ‘헉’ 소리 나는 작품들을 계속해서 쏟아내고 있었다. 단순히 나도 저런 멋진 것을 그려내고 싶다는 마음에 애니메이션을 시작했지만 이 애니메이션이란 것이 이제 막 19살이 된 감독들에게 무려 ‘세상에 쉬운 것은 없다’라는 깨우침까지 줄 줄이야. 작품을 직접 만들면서 그렇게 멋진 이미지 뒤에 얼마나 힘든 과정이 수반되어야 하는지를 알게 된 것이다. 하지만 그때는 이미 애니메이션의 매력에 푹 빠져버린 뒤였다.
애니메이션 때문에 다른 것에는 소홀할 것 같지만 어린 감독들은 자신들이 해야 하는 일, 이를테면 공부와 작업에 대한 생각이 명확하다. 분명히 공부와 작업은 병행할 수 없기에 주로 하나를 끝내고 다른 것을 한다. 1, 2학년에는 공부, 2학년 말부터는 작업에 몰두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자신이 생각하는 우선순위대로 자유롭게 결정하는 편이다.
학교 수업은 오전에는 애니메이션 관련 수업을 듣거나 작업에 따라 움직이고, 오후에는 학과 공부를 하도록 돼있다. <홀릭데이>는 철저히 계획을 세워 진행한 작품으로 일부러 2학년 겨울방학에 시작해 3학년 중반에 끝냈다. 우리나라 고등학생이라면 거쳐야 할 입시를 무시할 수 없기 때문 이다.
온전히 작업에만 몰두할 수도 없고 입시가 코앞인 상황. 여러 명이, 그것도 주관적인 성향이 강한 분야에서 한 배를 타기란 쉽지 않았을 법도 한데 서로를 생각하는 마음이 애틋하리만치 사이가 좋다. 1학년 때 PT를 통해 서로의 스타일을 밝히고 마음 맞는 사람들끼리 팀을 꾸렸기에 손발이 척척 맞았고, 잘 만든 작품으로까지 이어나갈 수 있었다. 물론 네 명의 개성이 모두 뚜렷한지라 마찰이 있기도 했지만 서로의 생각을 터놓고 말하면서 오히려 갈등을 줄일 수 있었다고 한다. “공부도 포기하고 작품 만드는 건데 이왕이면 다 같이 즐겁게 하자는 마음이었어요.” 이지영 감독의 덧붙임이 화끈하다. 팀 작업을 하면서 본인의 실력보다도 중요한 요소는 협력이라는 것을 배운 것이다.
삶에 대한 중독을 표현
<홀릭데이>에서 사람들은 저마다 각자의 엘리베이터를 갖고 있다. 엘리베이터는 사람의 인생이다. 그 안에서 자신의 삶의 무게를 짊어지고 열심히 일을 하고 또 일을 한다. 엘리베이터에 연결된 끈을 잡고 있는 것이 견딜 수 없이 무겁지만 잡은 손을 놓지 못한 채 기계적인 삶에 중독돼 간다. 홀릭데이(holicday)에서 철자 ‘c'가 빠지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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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진 기자(ani@animatoon.co.kr)
자세한 내용은 애니메이툰 75호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PEOPLE | 인디애니페스트 개막작 '아침이슬-노숙자 영창에 들어가다' 곽기혁 감독
‘액션’의 꿈, 거침없이 돌진하다
4년간의 단편 작업, 그리고 두 번째 작품
곽기혁 감독은 인디애니페스트 개막작 <아침이슬-노숙자 영창에 들어가다:이하 아침이슬>과 함께 전작 <머슬맨>을 꼭 볼 것을 권했다. 바로 그의 지향점을 설명해주는 작품이며 감독의 현재를 있게 만든 작품이기 때문이다.
이 10분 30초 길이의 로봇 액션물 완성을 위해 그는 4년간 아침부터 밤까지 평균 10시간의 강행군을 계속했고, 동화 1만매라는 놀라운 기록을 세웠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졸업작품으로 당초 6개월을 예상했던 제작기간을 한참이나 벗어나게 된 이유는 바로 일본 로봇물에 뒤지지 않는 퀄러티를 만들겠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각고의 노력 끝에 마침내 완성된 <머슬맨>은 애니메이션 제작 노하우와 한층 성장한 작화실력을 남겨줬고, (주)로보트태권브이라는 직장을 얻는데 큰 힘이 됐다.
그러나 회사 입사 동기가 됐던 로보트태권브이 장편 애니메이션 기획이 무산되며, 곽기혁 감독의 말에 따르면 ‘운동 선수가 운동안하면 실력이 녹스는 것처럼’ 힘들게 쌓은 실력과 감성적 예민함이 서서히 줄어드는 듯한 불안함이 엄습해 오기 시작했다. 그즈음 후배의 웹툰 <아침이슬>을 접하게 됐다. 군대 가기 싫어하는 개성넘치는 세 캐릭터가 등장하는 이야기는 잘 만들면 재미없다는 소리는 듣지 않을 거라는 확신을 줬다. 더욱이 경기디지털콘텐츠진흥원의 지원까지 덜컥 돼버린 것. 결국 곽기혁 감독은 자신이 진정으로 하고픈 애니메이션을 만들기 위해 회사를 잠시 떠나, 작품에 매진하기로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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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분으로 늘어난 러닝타임에도 불구하고 전작의 경험을 바탕으로 동화는 2,500-3,000매로 줄이고 리미티드 애니메이션 연출로, 9개월만에 <아침이슬>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 곽기혁 감독의 손을 거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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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윤정 기자(mercury@animatoo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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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 인디애니페스트 개막작 '실비'의 이은영 감독
기억과 감정들을 한땀한땀 잇는다
엄마와 딸의 애틋함 그려낸 섬세한 연출 돋보여
딸의 죽음을 앞둔 어머니의 감정을 표현한 <실비>. 삭막한 철거촌의 풍경, 작품 내내 조용히 내리는 실비, 슬픈 현실과 교차하는 어머니와 딸의 따뜻한 기억들은 관객들의 가슴을 조금씩 적셔간다. 이은영 감독은 상투적일 수도 있는 이야기를 자신만의 연출방법으로 담아내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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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와 딸의 애틋한 감정을 표현하고 싶었다. 이를 표현하기 위해 생과 사를 앞둔 이별이란 주제를 선택했다. 내 자신의 기억 속의 익숙한 풍경들을 작품 속에 녹여냈고, 분절되는 특징을 지닌 기억들과 감정선을 잇기 위해 ‘재봉틀’이라는 도구를 사용했다.”
이러한 의도는 섬세한 연출로 작품 곳곳에서 세밀하게 그려진다. 감정과 기억들을 잇기 위한 도구가 작품 속에서는 재봉틀이라면, 기법상으로는 실제 천들과 영상의 합성을 통해 표현되고 있다. 배경 음악의 자제 역시 영상에 소리를 과장되게 입히기 보다는 여백을 담아내기 위한 것이다. 다음 신으로 넘어가기 위한 암전은 영상보다 소리로 먼저 다가온다. 끊어졌다 이어지는 기억의 느낌을 살리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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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깎이 애니메이션 감독
영화아카데미 졸업작품 <손님>부터 <실비>까지 섬세한 감성을 이어가고 있는 이은영 감독은 원래 애니메이션보다는 소설, 영화를 더 많이 즐겼던 이였다. 대학에서 산업디자인을, 방송아카데미에서 방송연출을 배우면서, 흥미를 가졌던 영상연출과 공부했던 그림을 함께 해볼 수 있는 것을 찾고 싶었다. 그 해답이 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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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윤정 기자(mercury@animatoon.co.kr)
자세한 내용은 애니메이툰 75호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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